A씨가 입양한 뒤 사망한 순무[출처=동물보호단체 네스트][출처=동물보호단체 네스트]


지난해 여름, 인천 강화도에서 동물보호단체 네스트가 구조했던 고양이 '순무'입니다.

당시 2개월령으로 영양실조 상태였던 순무는 임시보호와 유기 동물 쉼터의 보살핌을 받고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달 순무를 입양하고 싶다며 경기 김포에 거주 중인 40대 남성 A씨가 쉼터를 찾아왔습니다.

A씨는 "키우던 고양이를 고양이별로 보낸 후 마음을 추스리다 이전 고양이와 닮은 순무를 보고 입양 신청을 하게 됐다"며 "언제든 가정 방문을 해도 좋다"고 했습니다.

"묘연이 닿는 기운을 느꼈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평소 고양이 임시보호도 자주 할 정도로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말에 네스트 측은 A씨를 믿고 순무를 입양 보냈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23일, 네스트 측은 A씨로부터 순무가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A씨는 "이틀간 밥을 먹지 않아 주사기로 강제급여를 하다 숨을 쉬지 못했다"며 화장터에 있는 고양이 사진을 보냈습니다.

A씨가 순무라고 주장하며 보낸 사진[출처=동물보호단체 네스트][출처=동물보호단체 네스트]


하지만 A씨가 보낸 사진 속 고양이는 순무가 아니었습니다.

네스트 측에서 이에 대해 따져 묻자 A씨는 "지금까지 너무 많은 거짓과 둘러댐으로 내가 한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현재 순무가 어디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A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고양이 사진[출처= 동물권단체 '케어' 영상 캡처][출처= 동물권단체 '케어' 영상 캡처]


그런데, A씨를 거친 뒤 행방불명되거나 사망한 고양이는 순무만이 아니었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A씨가 입양한 고양이들은 모두 1~2주 안에 사망하거나 사라졌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개체 수는 최소 10마리 이상입니다.

케어 측이 피해자들과 A씨를 찾아가 확인한 결과, A씨의 휴대전화에는 정신을 잃은 고양이 사진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케어는 "A씨의 집에 고양이 용품이 수두룩했지만 고양이는 한마리도 없었고, 고양이 사체 썩는 냄새가 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케어가 공개한 영상에서 A씨는 사체라도 돌려달라는 요청에 "고양이들은 모두 숨졌고 사체는 지인에게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A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정신 잃은 고양이 사진[출처= 동물권단체 '케어' 영상 캡처][출처= 동물권단체 '케어' 영상 캡처]


A씨는 주로 순무와 같은 고등어 무늬 고양이를 입양했는데, 앞서 순무를 입양할 때와 마찬가지로 "과거 키웠던 고양이와 닮아 눈이 간다"며 단체에 접촉했습니다.

케어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들과 함께 동물 학대 혐의로 수사 요청을 진행 중"이라며 "일부 피해자들은 사기 혐의로 A씨를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동물학대 #불량입양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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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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