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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폐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것이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유로화 같은 법정 화폐 등 실물 자산에 가치를 연동시킨 민간 주도 디지털 자산입니다.
대표적으로 달러화를 추종하는 USDT(테더), USDC(서클) 등이 있으며, 1코인이 1달러의 가치를 지닙니다.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고, 수수료가 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BDC는 한국은행 같은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기존 현금과 같은 ‘법정통화’의 성격을 갖습니다.
공공성과 안전성이 높다는 게 장점입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방식의 디지털 화폐를 두고, 현재 한은과 시중은행 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 은행, 스테이블코인 '드라이브'…앞다퉈 상표권 출원
은행권은 최근 정부에 “디지털자산업에 뛰어들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은행 겸영업무에 디지털자산업을 추가해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근거를 마련해 달라는 것인데요.
은행연합회 등은 지난 19일 국정기획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전달하며 디지털 자산 도입을 위한 법과 제도 개편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과 달리 수시로 가치가 변동되지 않아 안정적입니다.
무엇보다 은행 입장에선 이자를 줄 필요도, 예금자 보호 부담도 없어 수익성 면에서 유리합니다.
미국 모간스탠리, 스위스 BBVA, 싱가포르 DBS 등 해외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디지털 화폐 도입 움직임에 국내 은행들도 분주해지는 모습입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에 이어 5대 은행으로 꼽히는 KB국민은행, 하나은행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잇달아 출원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미래에 실물결제 수단으로 널리 쓰일 경우에 대비해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뜨거워지는 모습입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지급결제 수단이자 자산운용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활용하면 금융 인프라를 다른 플랫폼 등으로 연계할 수 있어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코인런·환율 충격 우려"…한은은 '신중'
그러나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대해 신중한 입장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 불안과 외환시장 충격 등 불안 요소를 키울 수 있다는 겁니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리스크로 ▲ 코인런(대규모 인출 사태) ▲ 외환시장 불안 ▲ 통화정책 제약 등을 꼽았습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 가치가 연동 자산 가치와 괴리가 발생하면 대규모 상환 요구가 발생해 ‘코인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달러 등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면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자본 유출입이 급격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습니다.
한은은 "국내외에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금융안정과 경제 전반에 잠재적인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힘 빠진 CBDC 실험…2차 프로젝트 '불투명'
한은은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 화폐를 발행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CBDC를 테스트해보는 ‘한강 프로젝트’가 대표적인데, 지난 4월부터 소비자 10만명을 대상으로 1차 시험이 운영돼 오는 30일 종료됩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아직 미온적입니다.
기존 원화로도 충분히 결제가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CBDC로 한 번 더 전환해야 하는 불편함, 은행 앱과의 미흡한 연동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겁니다.
’한강 프로젝트’ 1차 시험 과정에서도 여러 잡음이 나왔습니다.
은행권은 최근 ‘한은 관련 현안 사항’ 보고서에서 "1차 테스트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나, 후속 테스트 진행은 한은과 이견이 존재해 조율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1차 테스트에서 고려되지 않은 정책 요건과 추가 전산 개발 등이 필요하며, 2단계 실험 진행을 위해선 별도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CBDC 2차 프로젝트 진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사업모델을 구상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CBDC, 도매 거래 적합"…"스테이블코인은 소매 결제 유리"
상황이 이렇다 보니 CBDC와 스테이블코인을 혼용해 쓰자는 의견도 나옵니다.
각각 발행 주체와 장점 등이 다르기 때문에 CBDC는 대규모 결제·공공기관 중심으로 활용하고, 스테이블코인은 소액결제·민간 중심으로 활용하자는 겁니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CBDC는 국가 간, 은행 간 등 도매 거래를 디지털화시키는 게 1차 목표"라며 "도매 거래에서 수수료를 낮추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어서 사용처가 극히 제한되기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살 확률이 높다"면서도 "디지털 자산 활성화에 대해 정책적으로 결정이 나야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양쪽의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두 가지를 동시에 준비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고, 고객들도 이를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CBDC냐 스테이블코인이냐, 디지털화폐 시대를 앞두고 결국 시장 선택에 따라 승자가 결정되거나 공존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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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섭(yhs93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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