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 달이었던 지난달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18조원 가까이 급전을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6월 한 달 동안 한은에서 17조9천억원을 일시 차입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말 누적 대출은 88조6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 91조6천억원보다 3% 정도 감소했습니다.

대선 직전이었던 5월 대출이 없었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올해 4월 말 기준 대출 잔액 55조원을 모두 상환한 상태여서 6월 말 대출 잔액은 새로 빌린 17조9천억원만큼 남았습니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입니다.

정부가 이른바 '한은 마이너스 통장(마통)'을 많이 사용할수록 돈을 쓸 곳에 비해 걷은 세금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다는 의미입니다.

이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수 결손이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런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할 경우, 한은 일시 대출 상시화도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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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시진(se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