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주요 교역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현지시간 2일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베트남 간 무역 협상 타결 결과, 미국은 베트남산에 대한 상호관세가 46%에서 20%로 낮아졌지만, 제3국이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환적 상품에는 40%의 관세가 부과됩니다.

중국 등이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베트남에서 환적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원산지 세탁' 관행을 차단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입니다.

미국과 무역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진 인도도 원산지 규정과 관련해 미국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미국은 인도산으로 인정받으려면 현지에서 상품 부가가치의 60% 이상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인도는 35%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산운용사 내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전쟁에서 아시아의 딜레마는 최종 수요를 미국에 의존하는 반면, 현지 생산품의 부가가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무역 상대국에 첨단 반도체 등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동참하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대만 당국은 지난달 중국 화웨이와 SMIC(중신궈지)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이들 기업에 수출할 때는 승인을 받도록 했습니다.

중국은 또 유럽연합(EU)이 영국과 유사하게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 공급망 안보, 수출 통제, 철강 분야 소유 규제 등의 내용을 반영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고 '믿을 수 있는' 공급망을 중심으로 세계 무역을 재편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상무부는 최근 "관세 인하를 대가로 중국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합의를 맺는 데 대해 중국은 강하게 반대한다"라면서 "중국은 이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합법적 권익을 지키기 위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견제에 나섰습니다.

중국 대외경제무역대의 투신취안 중국 세계무역기구연구원장은 "중국을 명시적으로 타깃으로 하는 리스트가 합의되고 어떤 국가가 미국의 대중국 봉쇄에 협력할 경우 중국은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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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