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계획하는 젊은 세대의 성향이 난임 시술 '붐'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붐이 한국 인구위기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영국 BBC는 현지시간 11일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에서 난임 병원이 급증하고 있다"며, 난임 치료가 "한국 인구위기 속 희망의 빛"이라고 보도했습니다.
◇ "난임 관련 산업, 5년 내 '2조 7억 원' 규모로 성장" 예측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난임 치료 건수는 지난 2022년 20만 건을 넘겨 5년 전보다 5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서울 출생 아기 6명 중 1명은 난임 치료를 거쳐 태어났습니다.
"1월에 난임 병원에 갔을 때, 모두가 새해 목표로 아이를 낳겠다고 다짐한 것 같았어요. 예약을 했는데도 세 시간 넘게 기다렸어요."
지난해 11월 시험관 아기 시술(체외 수정)을 시작한 김모 씨(36)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를 토대로 BBC는 난임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20억 달러(한화 약 2조 7천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닐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내 인생은 내가 계획해"…인식 변화가 '난임 붐'으로 이어져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난임 시술 '붐'의 배경에 가족 계획에 대한 태도 변화가 있다고 말합니다.
옥스퍼드 대학교 노인학과 사라 하퍼 CBE 교수는 BBC에 "젊은 세대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데 익숙하다"며, 이 같은 성향이 "미혼 여성이 난자를 동결하거나, 부부가 시험관 수정을 시도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이전 세대가 임신 여부를 '우연히 결정되는 것'이라 여겼다면, 지금의 한국 여성들은 '인생을 내가 계획하고 싶다'고 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15년부터 8년 연락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2023년에는 0.72명까지 떨어졌습니다.
BBC는 "하지만 최근엔 신중한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며 지난해 합계출산율의 소폭 반등을 거론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정책대학원 최슬기 교수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장기적인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에서 결혼과 육아에 대한 태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여전히 높은 시험관 시술 비용…'직장 병행'도 장벽
장모 씨(37)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2년 전부터 불임 치료를 시작해 다섯 번의 시험관 시술을 했는데, 한 번 시술에 약 150만 원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시험관 시술 일정과 직장을 병행하는 일이 힘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출산율 반등을 위해 정부는 난임 치료 지원을 확대하면서, 난자 동결에는 최대 200만 원, 시험관 시술에는 건당 최대 110만 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BBC는 이 같은 정부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이 추가 검사나 보충제 등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써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또 육아의 대부분을 여성에게 떠넘기는 가부장적 관습부터 긴 노동 시간과 높은 교육비까지, 젊은이들이 아이를 갖는 것을 꺼리게 하는 요소들이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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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zwoo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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