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에 본격적으로 폭염특보가 내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1일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폭염특보는 확대됐고, 닷새 만인 지난 25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전국이 펄펄 끓고 있을 때, 폭염 영향권에서 비켜있던 곳이 있었습니다.
강원도 태백시, 제주 산지, 추자도 단 세 곳입니다.
특히, 내륙에서 특보가 내려지지 않은 지역은 태백이 유일했습니다.
여름철 특보가 잘 내려지지 않아 '폭염 무풍지대'로 불려 온 곳인데, 29일(화) 오전 10시 태백에도 결국 폭염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기상청이 폭염특보 운영을 시작한 2008년 이후, 태백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해는 올해를 포함해 11번입니다.
2010년, 2013년,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2023년, 2024년 그리고 올해입니다.
18년 동안 태백에 폭염특보가 한 번도 내려지지 않은 해가 7번이나 되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폭염경보가 내려진 해는 단 한 차례, 아시다시피 최악의 폭염으로 꼽혔던 2018년입니다.
8월이 아닌 7월에 특보가 다소 일찍 내려진 해도 2017년, 2018년, 2023년 그리고 올해에 불과합니다.
올해는 기록적 폭염으로 기억되는 지난해보다 사흘이나 빨리 태백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태백이 폭염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이유는 높은 지대에 있다는 지형적 특성 때문입니다.
태백의 평균 해발고도는 약 902m로 서울 남산(270m)보다 3배 이상 높습니다.
고도가 높을수록 기온이 낮아지기 때문에 고지대인 태백은 여름에도 비교적 선선한 것입니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인공 건물이 가득한 도심지와 달리, 태백이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열을 가두는 효과가 작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여름철 푹푹 찌는 열대야도 태백에서는 '남의 일'인 이유입니다.

하지만, 점점 한반도의 폭염 무풍지대도 사라지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10년 간(2016년~2025년), 2022년을 제외하고 매해 태백에 폭염특보가 내려졌습니다.
더 이상 태백을 '무폭염' 지대로만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지리적 요건으로도 피할 수 없을 만큼 기후변화는 거세지고 있습니다.
'올해가 가장 시원한 여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해마다 한반도가 펄펄 끓고 있죠.
혹독한 여름은 어쩌면 이미 일상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원도태백 #폭염무풍지대 #폭염 #무더위 #여름 #기후변화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임하경(limhakyung@yna.co.kr)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 jebo23
- 라인 앱에서 'jebo23' 친구 추가
- jebo23@yna.co.kr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