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 해변에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 2024년 3월 19일 촬영됨. [EPA=연합뉴스 자료사진]인도네시아 발리 해변에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 2024년 3월 19일 촬영됨.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인간이 만든 계절 '안개철·쓰레기철'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심화에 따라 지구에 안개철·쓰레기철 등 인위적인 계절이 생겨났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런던 정치경제대학 환경지리학과 부교수 토마스 스미스와 요크 대학 지속가능성 강사 펠리시아 류는 현지시간 22일 '더 컨버세이션' 기고를 통해 최근 세이지 저널에 발표한 연구를 설명했습니다.

동남아시아 북부와 적도 지방 국가에서는 몇 주 동안 하늘이 연기로 가득 차는 '안개철'이 매년 나타나고 있습니다.

건조한 시기 삼림을 개간하고 농경지를 조성하기 위해 농민들이 일부러 불을 내는데, 이 화재로 미세먼지가 늘며 자욱한 안개가 형성되는 겁니다.

'쓰레기철'은 매년 11월에서 3월 사이 인도네시아 발리 해안 등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 시스템이 없어 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가고, 조수 흐름에 따라 특정 시기만 되면 바닷가로 밀려오는 겁니다.

태국 방콕의 한 승려가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탁발을 하고 있다. 2023년 4월 17일, 태국은 산불과 광범위한 농작물 방화로 미세먼지 농도가 위험 수준을 기록했다. [EPA=연합뉴스]태국 방콕의 한 승려가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탁발을 하고 있다. 2023년 4월 17일, 태국은 산불과 광범위한 농작물 방화로 미세먼지 농도가 위험 수준을 기록했다. [EPA=연합뉴스]


◇불확실해지는 사계절…'부정맥 계절' 나타나

한편, 연구진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사계절 양상은 점차 불확실해진다고 진단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계절 변화 양상이 불규칙해지고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이른바 '싱코페이티드 시즌' 현상이 빈번해지는 겁니다.

온대 기후에서 여름은 더 더워지고 겨울은 따뜻해지며, 극단적인 날씨가 점점 더 빈번하게 나타나 더 많은 인간과 생태계가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부정맥 계절'이라는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부정맥 계절은 이른 봄과 긴 여름, 짧은 겨울 등을 포함하는 '비정상적인 리듬'을 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계절' 대응하려면…'오래된 시간 개념' 필요

연구진은 변화하는 계절 패턴에 인간 사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환경이 악화될 수도, 개선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적으로 동남아시아에서는 안개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세먼지 예보가 개선되고, 가정에서 공기청정기 사용량이 늘었습니다.

공중보건 대책도 마련되고 있습니다.

다만, 사회가 이렇게 '적응을 위한 해결책'만 내놓고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개는 시간이 갈수록 더 악화될 거라 지적했습니다.

연구진은 새로운 계절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시·분으로 나뉘는 시간 개념이 아니라 '오래된 방식'의 시간 개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는 먼 옛날 사용되던 토착 시간 개념으로, 우기의 도래, 태양과 달의 주기 등 자연적인 리듬에 따라 시간을 따지는 방식을 뜻합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대안적인 시간 개념이 인간 사회가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높여주고, 환경 문제에 대한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해줄 거라 밝혔습니다.

#기후위기 #환경오염 #인류세 #안개철 #쓰레기철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박지운(zwoonie@yna.co.kr)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