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산업이 계속 성장하려면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스타트업을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오늘(30일) 발표한 '팹리스 스타트업 활성화 및 수출 연계 전략'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으로 시스템 반도체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지만 한국의 경쟁력은 한참 뒤처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2%에 그쳤습니다.

미국(72%)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인 데다 대만(8%), 일본(5%), 중국(3%)에도 밀린 겁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로 대표되는 비메모리 매출 비중은 오는 2028년까지는 약 80%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인 만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비메모리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 중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맞춤형 설계에 특화한 팹리스 스타트업에도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시스템 반도체는 설계에 특화한 팹리스 기업과 주문에 따라 맞춤 생산을 하는 파운드리 기업으로 생산 공정이 나뉘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국은 팹리스 스타트업 수에서 중국(567개), 미국(323개), 인도(104개)에 이어 4위(61개)를 차지할 만큼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또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의 42.6%가 1개 이상 특허를 보유해 이스라엘(68.8%)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일 만큼 잠재력도 풍부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이 놓인 생태계는 허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평균 누적 투자유치액을 보면 중국 팹리스 스타트업은 1억165만 달러, 미국은 8,272만 달러 수준이지만 한국은 3,780만 달러에 머물고 있습니다.

또, 한국 팹리스 스타트업의 95%는 제품 출시나 대규모 확장 등을 골자로 하는 투자유치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고 위탁 생산 과정 전반에 있어 해외 의존도도 높은 형편이라는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팹리스 스타트업을 활성화하고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산업 기반 조성과 수출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으로 나뉜 예산 창구를 단순화하고, 정부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 등에서 팹리스 부문의 할당량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반도체 #팹리스 #비메모리반도체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장한별(good_sta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