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의 진심 통해…최고의 순간인지는 모르겠다"

[뉴스리뷰]

[앵커]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 씨는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소감을 밝혔습니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응원해준 분들께 보답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는데요.

로스앤젤레스에서 이경희 특파원입니다.

[기자]

시니컬함 속에서도 유머가 녹아있는 입담은 기자회견장에서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시상식을 마치고 한국 취재진이 모인 회견장으로 달려온 윤여정 씨는 수상은 생각지도 않았다며 같이 후보에 오른 동갑내기 여배우에게 존경을 표했습니다.

<윤여정 / 배우> "(같이 후보에 오른) 글렌 클로즈라는 여자를 오랫동안 봤는데 8번 노미네이트됐어요. 진심으로 그 사람이 타길 바랐어요. 2001년도 영국에서 그녀가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연극하는 거 보고 대단하다, 열심히 한다 생각했어요."

그러나 지금 자리에 서기까지 피나는 노력을 했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연기를 전공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열등의식이 연기 철학이 됐고 절실함이 오늘의 윤여정으로 이끌었다고 했습니다.

<윤여정 / 배우> "열심히 대사 외워서 남에게 피해 안 주자고 한 게 저의 시작이었어요. 편안하게 좋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절실해서 연기를 했어요. 대본이 저한테는 성경 같았기 때문에…"

오스카상을 받은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지 묻자 최고라는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며 상을 받았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여정 / 배우> "최고의 순간인지 모르겠고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잖아요. 오스카 탔다고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다작을 하면서도 늘 새로운 도전으로 호평을 받는 비결로는 작품을 보는 안목보다는 같이 일하는 사람을 보는 안목이 좋았기 때문이라면서 미나리 역시 그렇게 고른 작품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여정 / 배우> "환갑 넘어서부터는 나 스스로 사람을 보고, 사람이 좋으면 하겠다고 약속을 했어요. (미나리는) 대본이 너무 순수하고 진짜 얘기였어요. 잘 쓰려고, 대단히 기교가 있게 쓴 작품이 아니고… 그게 늙은 나를 건드렸어요."

오스카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눈에 실핏줄이 터질 정도로 부담이 컸다면서도 응원해준 국민들께 보답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특유의 화법으로 향후 계획도 밝혔습니다.

<윤여정 / 배우> "대사 외우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남에게 민폐 끼치긴 싫으니까.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어요. 상을 타서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해요."

로스앤젤레스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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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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