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제총기로 아들을 살해하고 집에 사제폭발물까지 설치한 6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망상으로 인한 범죄'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이혼 이후 고립감과 상실감에 빠졌고 가족들에 대한 일방적인 망상이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입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생일잔치를 열어준 아들을 살해하고 며느리와 어린 손주까지 살해하려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씨.

A씨는 20여년 전 전처와 이혼 후에도 어린 아들을 위해 동거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5년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전처가 떠났지만, 생일이나 명절에는 만나며 교류를 이어왔습니다.

가족들은 A씨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고 가족 간에 불화나 갈등은 없었다는 게 경찰의 결론입니다.

그러나 A씨는 홀로 살며 가족에 대한 상실감을 느꼈고 급기야 '일방적인 망상'으로 번졌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스스로 외톨이라는 고립감에 사로잡혔고, 가장으로서 자존감을 상실한 채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간 것으로 보인다"며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렸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족들이 짜고 나를 셋업했다"며 마치 함정에 빠트렸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범행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는 범행 당시 장전된 총을 들고 며느리와 어린 손주 2명을 향해 "너희들 다 이리와라, 조용히 해라"고 말하면서 위협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여전히 "아들만 살해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달아나는 외국인 지인을 따라가며 격발한 점 등을 토대로 동석자를 모두 살해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A씨는 사전에 집 안에서 이불에 대고 여러차례 격발 실험까지 했고 폭발물을 제조해 불을 붙여보는 실험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지난해 8월부터 1년에 걸쳐 피해자들을 살해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범죄'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경찰은 A씨를 살인과 살인미수, 방화예비 등 4개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영상편집 김은채]

[그래픽 김두태]

[뉴스리뷰]

#살인 #사제총기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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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웅희(hl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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