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됐던 우리 국민들의 귀국날, 미국은 한미 무역협정 서명을 재촉했습니다.

미국 조건대로 합의하지 않으면, 상호 관세율을 25%로 되돌리겠다며 일본 사례를 참고하라고 압박했습니다.

강은나래 기자입니다.

[기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우리 정부에 무역 협정 조건을 받아들이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은 일본을 보고 있다"며 "일본은 이미 계약서에 서명했고, 한국에도 유연함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협정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미국이 원하는 조건을 따르지 않으면, 관세를 애초 책정한 25%로 되돌리겠다는 압박입니다.

지난 7월 한미는 '상호 관세 15%'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큰 틀에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투자 방식과 이익 배분 등 세부 조건 이견으로 후속 협상은 제자리 걸음입니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 대미 투자 수익의 90%가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했지만, 우리 정부는 이를 '미국 내 재투자'로 해석합니다.

앞서 일본은 대미투자처를 미국이 선정하고, 수익은 투자금 회수 시점까지 50대 50으로 나누되, 이후엔 미국이 90%를 갖는데 합의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그들이 일부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우리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합의한 대로 협정을 체결할 겁니다."

<이재명 / 대통령>(지난 11일·취임 100일 기자회견) "좋으면 사인해야 되는데 이익되지 않는 사인을 왜 합니까? 최소한 합리적인 사인을 하도록 노력해야 되겠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국인 구금사태를 계기로 대미 투자기업의 비자 쿼터 확대를 요청하고,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입니다.

지난 8일 한국 실무협상단과 미 상무부, 무역대표부 관계자들과의 실무 협상은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미국이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려 압박 수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협정안 서명까지 진통이 예상됩니다.

연합뉴스TV 강은나래입니다.

[영상편집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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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나래(r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