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풍향계] 더 조용하게, 더 독하게 …각당 '경선 풍경'은 각양각색

오는 6월 3일 대선은 대통령 파면에 따라 갑자기 치러지는 선거라 진행 속도가 일반적인 선거보다 빠릅니다.

출마자 면면이나 선거 분위기가 직전 대선과는 많이 다른 모습인데요.

비슷한 듯, 다른 듯한 정당별 대선 경선의 풍경을 장윤희 기자가 대선 풍향계에서 전해드립니다.

여의도 풍향계가 '대선 풍향계'로 새 단장하고 전해드리는 첫 시간입니다.

각 정당의 대선 경선 레이스 되짚어 보겠습니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민주당에서는 살 떨리는 집안 싸움이 펼쳐졌지만, 올해는 '조용한 경선'이라 불릴 정도로 밋밋하게 흘렀습니다.

어떻게 달라졌는지, 집권 여당 시절이었던 20대 대선 경선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가봅니다.

당시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추다르크' 추미애, 비명계 박용진, 김두관 후보까지 출마하면서 화려한 라인업을 뽐냈는데요.

뭐니뭐니해도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대결은 '명낙 대전'으로 불릴 만큼 치열했습니다.

<이낙연/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지난 2021년 9월)> "이재명 후보는 탄소세를 가지고 기본소득으로 다 나눠주자. 이렇게 해서 탄소중립화가 촉진될 수 있을지 지극히 의문스러워요."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지난 2021년 9월)> "제가 이미 발표한 것 처럼 일부는 산업 전환에, 일부는 기본소득에. (사회자: 열띤 토론 감사드립니다.)"

엎치락 뒤치락 끝에 이재명 후보는 누적 득표율 50.29%, 과반 턱걸이로 결선투표 없이 대선 후보가 됐습니다.

이낙연 후보 측은 사퇴 후보에 대한 무효표 처리를 다시 해야한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 사건은 두고두고 후유증으로 남았습니다.

<홍영표/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지난 2021년 10월)> "(이재명 후보 득표율은) 과반에 미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헌당규에 대한 결선 투표가 반드시 진행되어야 합니다."

말 그대로 박 터졌던 지난 대선 경선과 달리 올해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주자는 단 3명.

시작부터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인 독주가 펼쳐지면서, 경쟁주자들의 우려와 한탄이 쏟아졌습니다.

<김경수/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지난 23일)> "이번에 종자 씨앗까지 한꺼번에 싹 다 털어 먹으면 다음에 농사는 어떻게 짓겠습니까"

<김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지난 23일)> "지금 제 옆에는 현역 의원 한 분도 서지 않으십니다. 그 분들 처지의 어려움은 이해를 하지만 때론 외롭고 힘듭니다."

때때로 신경전도 불거졌지만 '조용한 경선'이라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김동연/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지난 23일)> "자칫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임기 내 (개헌) 안 하겠다라는 말로 들릴 것 같아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지난 23일)> "상대가 일단 집권을 하면 상대가 반대하기 때문에 안 되는 거지, 문재인 대통령도 개헌하려고 노력했어요."

이 후보는 개헌을 안 한다는 게 아니다, 자신의 대표 공약인 '기본 시리즈'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방어'에 집중했습니다.

선두 주자의 전형적인 전략인데, 지난 대선 경선 때와는 달리 '여유있는 모습'이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지난 대선 경선에서도 2차 경선은 4강 체제로 치러졌는데요.

보수 진영의 험지인 광주에서 첫 순회 토론을 열며 '외연' 확장을 노린 점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경선 시작부터 공격 포인트를 민주당 이재명 후보 사법리스크에 집중했지만,

검찰총장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윤석열 후보에 대한 견제도 상당했습니다.

<유승민/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지난 2021년 10월)> "윤석열 후보님의 복지 정책은 문재인 정부에 비해 복지 정책을 올릴 겁니까, 내릴 겁니까 아니면 동결할 겁니까."

가정 환경을 놓고서도 기싸움을 벌였습니다.

<원희룡/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지난 2021년 10월)>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면 가난에 대한 철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혹시 평생 살면서 스스로 가난해본 경험이 있으세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지난 2021년 10월)> "하여튼 저희가 클 때는 주변에 가난이라는 게 일상화돼 있었습니다. 늘 보고 느끼고 자랐습니다."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0.73%p 차로 이겨 여당이 되었지만, 집권 약 3년만에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역대급 위기를 맞습니다.

'반이재명'을 기치로 내걸며 21대 대선에 뛰어든 국민의힘.

쇄도하는 출마 선언, '맞수 토론'에, 예능 요소 도입까지, '흥행몰이'를 노렸는데요.

그간 정치권 금기로 여겨지던 '외모 문제'까지 TV토론에 등장해 난타전이 펼쳤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지난 20일)> "우선 키도 크신데 뭐 하려고 키높이 구두를 신습니까. 그 다음에 생머리냐, 보정 속옷을 입었느냐 이 질문도 유치해서 안 하겠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지난 20일)> "유치하시네요."

비상 계엄에 대한 평가를 놓고도 '배신자 프레임' · '아버지'까지 소환하는 등 아슬아슬한 설전도 벌였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지난 24일)> "그런데 지금 대통령하고 이렇걸 하는 걸 보니까 저 사람은 사람이냐."

<한동훈/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지난 24일)> "제가 후배지만 이건 제가 강하게 말씀드립니다. 계엄은 아버지가 와도 막아야 되는 거에요."

'탄핵의 강'에 대한 입장차도 선명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지난 24일)> "국민 앞에 먼저 진심으로 솔직하게 사과를 해야지 그래서 탄핵의 강을 넘고."

<김문수/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지난 24일)> "우리 당에 있는 국회의원들이 자기 당 소속의 대통령을,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또 탄핵을 해요."

국민의힘은 치열한 4강전을 거쳐, 오는 29일 경선 레이스를 '2파전'으로 압축합니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5월 3일에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해 민주당과의 대진표를 완성합니다.

여러 형태의 선거를 취재해보았지만, 사회적 에너지가 가장 폭발적으로 표출되는 캠페인은 바로 대통령 선거가 아닌가 싶습니다.

조기 대선인 만큼 이 에너지가 더욱 응축되어 나타나는 것 같은데요.

대선에 임하는 각 정당의 전략과 분위기는 다르지만,

어려운 민생을 보듬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는 다짐만은 한뜻이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대선 풍향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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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희(e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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